목공예품

행복을 주는 나무

숙암(宿岩) 2014. 7. 2. 20:01

 

 

 높이 : 42.5 cm    지름 : 32cm

 

 많은 의자들 중 제일 힘들게 만든 작품

 

 완성하여 제일 먼저 아내를 불렀다

 

 자랑도 하고 기념촬영 한다고 하니 세면도 못했다며 이렇게 포~즈를 취해주네요.

 

그러나 돌아 앉을때 찍었다.ㅎㅎ

 

         행복을 주는 나무

                                                      숙 암 (최 원 규)

 

 지인으로부터 옛 집터의 고사된 대추나무가 있다는 애기를 들었다.

차를 세워 놓고 산을 하나 넘어야 된다는 애기도 함께 들었다.

산을 오르지 못하는 숙암이지만 나무를 좋아하니 궁금하여 견딜수가 없다.

날(2014.6.22)을 잡아 김밥을 준비하고 지게를 짊어지고 정선아리랑을 흥얼

거리며 산을 오른다.

 

오소리 화장실도 구경하며 멧돼지가 놀던 길로 함께 오른다.

여기 까지는 좋았는데 조금 더 오르니 숨이 하늘을 찌르며 다리도 풀렸다

나무는 구경도 못한채 이미 땅바닥에 주져 앉았으니 하늘이 핑 돈다.

함께 동행한 심성현 동생은 잘도 오른다.

 

가뿐 숨을 몰아쉬며 욕심이 내린 벌을 받고 있음을 느끼며

나무는 구경만 하고 내려 오기로 마음 먹었다.

50여분 산에 오르니 옛 집터의 아늑함과 멧돼지들의 쉼터임도 알 수 있었고

쓰러진 고사목과 아직 하늘을 받치고 있는 고사된 대추나무들을 볼 때

가슴이 콩닥거린다.

껍질과 흰부분은 모두 세월과 함께 묻혀졌고 남은 속심만 빨갛게

속살을 드러내고 작은 이끼가 옷으로 가려주고 있었다.

 

지금까지 보았던 대추나무들 중에 가장 으뜸이였다.

기계톱으로 잘라 보니 불꽃이 번쩍인다.

워낙 큰 나무라 이동을 할 수 없음을 이미 알고 있다.

사진을 담지 못한 아쉬움과 그냥 이대로 돌아올 수 없었다

너무 억울하기 때문이다.

 

사실 큰 희망은 고사된 대추나무로 옛 약장을 만들고 싶었다.

 

작은 몸통 하나 기념으로 의자라도 만들자고 50cm가량 끊어

큰 배낭에 넣으니 돌 무게와 같다.

성현님도 지게에 한토막 올려놓고 칡 넝쿨 질끈 동여매고 올 수 밖에 없다.

서로 이쁘게 만들어 오늘을 기억하자 애기하며 비탈재를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은 다음날 다리가 말 해 주었다.

 

아직 그 곳에 숙암을 기다리는 고사된 대추나무가 손짓 하는데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2014.6.29일 완성된 귀하신 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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