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부터인가 메일로 "따뜻한 하루"라는 닉네임으로 글이 들어 왔습니다.
처음에는 무관심으로 대충 읽고 버리고를 반복하다, 글 주신분의 마음이 따뜻하게 전해 졌습니다.
그리하여 공감있는 글(숙암 블로그)로 옮겨 놓게 되었습니다.
2015년 동강할미꽃(숙암)최원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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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속에 담긴 사랑 이야기 |
20년 동안 가게를 하며 참 많은 손님을 만났습니다. 여러 가지 사연을 가진 손님들 중, 유독 아름다운 기억으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분이 한 분 계십니다.
가게 문을 연지 얼마 안 됐을 때였습니다. 저녁 무렵 사십대로 보이는 남자손님이 가게로 들어섰고, 아내는 "어서 오세요"라며 반갑게 맞았습니다.
그 손님은 남성용 물건이 아닌 여자용 지갑이 진열된 곳으로 가 물건을 고르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손님이 원하던 것과 비슷한 지갑이 있었고, 지갑을 사기로 한 손님의 얼굴에는 기뻐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그리고 그냥 가는가 싶더니, 지갑 값을 치른 손님은 자신의 지갑에서 만 원짜리를 몇 장인가 세더니 방금 구입한 지갑에 넣는 것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내는 부러운 듯 말을 건냈습니다. "지갑만 사드려도 좋아할 텐데 돈까지 그렇게 많이 넣어주세요? 아내분 생일이신가 봐요"
"아니에요. 집사람이 지갑을 잃어버리고 집에 와서 너무 우울해 해서 위로해 주려고요. 잃어버린 것과 비슷한 지갑에 잃어버린 만큼의 돈을 넣었으니 지난 일은 말끔히 잊고 힘내라고요" 라며 방긋 웃어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곤 곱게 포장된 지갑을 양복 안주머니에 넣고는 가게 문을 나섰습니다.
부러워하던 아내의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아마 지갑을 사주기는커녕 물건 하나 제대로 간수 못하냐며 가뜩이나 심란한 마음을 더 아프게 했겠지. 그 뒤 아내가 실수라도 하면, 아내의 지갑을 샀던 손님을 떠올리곤 했습니다. 그 아름다운 기억이 아내와 나의 관계를 더 돈독하게 만든 계기가 된 것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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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사랑하는 마음은 세월의 흔적과 힘든 삶에 가려져 희미해져 갑니다. 연애시절 연인을 생각하는 마음까진 아니더라도, 서로를 탓하고 비난하며 살진 말아야 하는데, 그것 조차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불가능한 일인데 마치 불가능한 것처럼, 세월이 흐르면 당연한 것처럼 생각합니다.
서로에게 처음 만난 순간이 아니기에 처음의 마음을 강요하진 마세요. 대신 지금 이 순간의 마음에 최선을 다해 상대방을 배려한다면, 처음보다 진한 감동을 서로에게 줄 수 있을 것입니다. 한 번 시도해보세요. 정말 어렵지 않아요.
# 오늘의 명언 당신이 지금 있는 곳에서 행복할 수 없다면 당신이 있지 않은 곳에서도 행복할 수 없다. - 찰리 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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