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있는 시.글

오우가

숙암(宿岩) 2015. 6. 18. 11:05

 

                                       

    오우가    

                                          [윤선도]

 

 

내 벗이 몇이냐 하니 수석과 송죽이라.

동산에 달 오르니 긔 더욱 반갑고야.

두어라, 이 다섯 밖의 또 더하여 무엇하리.

 

구름빛이 좋다 하나 검기를 자로 한다.

바람 소리 맑다 하나 그칠 적이 하노매라.

좋고도 그칠 뉘 없기는 물뿐인가 하노라.

 

꽃은 무슨 일로 피면서 쉬이 지고,

솔아, 너는 어찌 눈서리를 모르는다.

구천의 뿌리, 곧은 줄을 글로 하야 아노라.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뉘 시기며 속은 어이 비었는다.

저러코 사시에 푸르니 그를 좋아하노라.

 

작은 것이 높이 떠서 만물을 다 비취니,

밤중의 광영이 너만한 이 또 있으냐.

보고도 말 아니 하니 내 벗인가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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