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있는 시.글

바위

숙암(宿岩) 2015. 1. 15. 10:30

                  바    위

                                                         (유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다.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년(億年) 비정(非情)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바위(유치환)시 독해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화자인 ‘나’의 ‘정서(소망)’가 표현된 시구이다. 

 

‘바위가 되리라’는 

첫 행과 마지막 행에 2번 반복되었다.

대체로 반복되는 시구는 주제가 표현된 시구이다.

‘나’는 

‘애련에 물들지 않고’, ‘희로에 움직이지 않고’, 

‘함묵하고’, ‘생명도 망각하고’, 

‘노래하지 않고’,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고자 한다.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는 

‘나’의 ‘행위’가 표현된 시구이다.

소망을 이루기 위한 행위이다. 

 

‘소망’과 

소망을 이루기 위한 ‘행위’가 표현된 시구를 

뜯어 모아 엮어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라고 이 시의 중심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왜, ‘나’‘죽으면’ 이런 ‘바위’가 되고자 하는 것일까?

지금, 현재, 

이루지, 얻지, 하지 못한 것들이 소망이 된다. 

즉, 현재 ‘나’

‘애련에 물들고’, 

‘희로에 움직이고’, 

‘비정의 함묵을 못하고’,

‘생명을 집착하고’, 

‘노래하고’, 

‘소리하며’ 

 

살아가고 있으므로

‘바위’가 되기를 소망한다.

     화자는

     살아서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바위와 점점 더 같아져, 

 

마침내 죽으면 

바위가 되는,

바위를 닮은 삶을 살고자 한다.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 흐르는 구름 / 머언 원뢰’를 

어떻게 독해할 것인가?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 억년 비정의 함묵에’ 로 

독해할 수 있다. 

 

‘비’와 ‘바람’이 ‘바위’를 깎아도

바위는 함묵한다. 침묵한다. 

비와 바람은 바위의 함묵을, 침묵을 깨뜨리지 못한다.

 

즉, 생명을 망각한 바위는 

‘구름’이 흘러도 

‘원뢰’가 쳐도 

함묵한다. 

 

구름은 ‘그저’ 흘러갈 뿐이고, 

원뢰는 ‘그저’ 칠뿐이고,

바위는 ‘그저’ 함묵할 뿐이다.  

 

 

애련에 물들고

희로에 움직이며 살아가므로

 

그저 흘러가고 함묵하는 

 

바위 같은 삶을 소망하는 

화자의 정서가 표현된 시이다. 

 

 

                                                                        연당(김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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