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있는 시.글

아름다운 인연 벽송(염동규)

숙암(宿岩) 2014. 5. 22. 15:13

 

아름다운 인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입버릇처럼 하는 말

나이 들어 은퇴하면 전원생활을 하고 싶다고.......

그것은 부연할 필요없이,사람과 일 그리고,숨막히는 도시 생활에

지치고 찌들고 황폐해진 몸과 마음을 노년에라도 자연 속에서

여유롭게 쉬게 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냇가에 발 담그고 막걸리 사발이나 기우리면서

그러다 취하면 누워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이나 바라보다가

그러다 잠이들면,밤하늘 잔별이 쏟아지도록 드르렁 드르렁

코나 골면서......

 

그런 바램은 누구라도 어쩔 수 없는 자연을 향한 귀향본능에서

시작되는 것이리라.

하지만 본능이 현실을 넘어설 수 있겠는가.

때문에.당장은 아니 어쩌면 평생 그 꿈을 이루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여,우리는 현실의 삶에 지장을 주지 않을 만큼 자주 자연을 찾아

가는 것이다.

 

그렇게 단 하루라도 자연 속에 머물다 돌아오면, 우리의 마음속엔

자연의 선 굵은 대략의 풍경이 담겨지게 마련이다.

솔 숲 사이를 휘돌아 흐르던 여유로운 강줄기

갯바위에 부딛쳐 오르던 하얀 파도

해질녘 서산을 넘어 가던 외기러기의 쓸쓸한 모습

그렇게 감동적인 자연의 모습들이 한동안 마음에 머물고 때론 그

모습으로 인해 이미 지워졌던 주변의 세세한 풍경 까지 되살아나게

되는 것이다.

하여,찻잔이라도 앞에 두고 마음에 새겨진 풍경과 자연의 감동적이던

모습들을 떠 올리게 되며 우리의 마음은 그 풍경 속에서 다시금

너그러워지고 여유로워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 아름다운 풍경을 그림이나 사진으로 걸어 두고 감상 하듯

이 우리의 인연도 그렇게 시작이 되는 것이다.

 

                                                2011년 1월 13일 벽송님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