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토기장군병

숙암(宿岩) 2019. 4. 4. 13:09


가로 : 10.5cm     높이 : 20cm     입지름 : 4.5cm     밑지름 : 9.8cm

아무런 장식 없이 단순한 형태의 장군 모양 도자기이다.

장군은 물,술,간장 등을 담아 옮길때 쓰는 그릇으로 사용되었고

한쪽 바닥 마구리는 평평하고 한쪽은 반구형이며 몸통의 중간 부분에 작은 입구가 부착되어 있다.

옛 선조들의 지혜를 공부하게 된다.

부산 풀뿌리 민속품 구입



(똥도 담고, 제사 술도 담는 '장군' 이야기)

똥장군. 지금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 단어를 처음 듣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농사의 필수품이었던 똥장군을 기억하거나 흑백사진 속에 똥장군을 이고 있는 사람을 떠올리는 분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똥장군”은 이름 그대로 분뇨를 담는 “장군”이라는 뜻으로, 논밭에 거름을 주기 위해 분뇨를 담아 옮길 때 사용했다. 똥장군은 도기나 나무 등으로 만들어졌으며, 쓰임새에 맞게 크기는 큰 편이었다.


그렇다면 “장군”은 무엇일까. 장군은 ‘장본(獐本)’, ‘장분(長盆)’, ‘장본(長本)’ 으로도 불렸는데, 몸통의 길이가 길고 몸통 가운데 입(주둥이)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자기(磁器)로 만들어진 장군은 높이는 약 20cm, 길이는 약 30cm 정도로 크기가 똥장군처럼 크지는 않다. 자기로 만들어진 장군은 조선 전기에 분청사기로 본격적으로 제작되었다. 분청사기 장군은 충청남도 용수리 가마에서부터 제작된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철화 분청사기의 대표적인 생산지인 충청남도 계룡산의 학봉리 가마에서는 백토로 하얗게 분장을 하고 그 위에 철화로 초화문(草花文)을 자유분방하게 그린 장군들이 제작되었다. 이 장군에는 무엇을 담았을까. 도자기의 입부분이 좁은 것은 대부분은 액체를 담는 것이다. 장군 역시 입부분이 매운 작아서 액체를 담았음을 추정할 수 있다. 조선 시대의 문헌(세종실록, 승정원일기, 일성록 등)에 장군은 주병(酒甁)으로 기록되어 있다. 특히, 제사에 쓰이는 술인 제주(祭酒)를 자기로 만든 장군에 담아 진배하였다고 한다. 


“크고 작은 사향(祀享) 때, 제주(祭酒)를 담는 그릇은 도기장군(陶長本)으로 진배하는데, 도기에 술을 담으면 혹 샐 우려가 있고 정결한 아름다움이 부족합니다. 이후에는 제주(祭酒)를 봉진할 때 자기장군(磁長本)으로 진배하도록 하소서”      <일성록> 정조 10년 1월 22일


 기록을 통해, 자기 장군의 용도는 제사에 쓰이는 술을 담아 제사 지내는 곳까지 운반하거나 저장하는 용도였음을 알 수 있다. 그 밖에도 참기름(眞油)을 저장했다는 기록도 있으며, 왕이 사용하는 강심수(江心水) 등을 담기도 하였다고 한다. 즉, 장군은 술이나 기름, 물 등을 담아 사용하였으며, 일상생활 외에 제사용, 의례용으로도 사용하였다.


장군의 형태는 액체를 저장하고 운반하기에 매우 유용한 형태이다. 주둥이(구연부)가 취약하고 용량이 적은 병(甁)이나 용량은 크지만 주둥이가 넓어서 액체 운반이 어려운 항아리(壺)의 단점이 모두 보완된 형태이기 때문이다. 조선 전기에 분청사기로 많이 제작되었던 장군은 이후 백자로도 제작되었지만, 임진왜란 등으로 자기 생산이 급감하면서 제작이 점차 감소하였다.


자기보다 제작이 쉬웠던 도기와 목기 장군들은 꾸준히 제작되었으며, 농기구나 저장 용기 등으로 사용되었다. 장군은 재질(목기, 도기, 자기)에 따라 담는 내용물은 달랐지만, 기본적으로 액체를 담아 저장하고 운반하는 용도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조선 전기에 집중적으로 제작된 분청사기 장군은 충청 지역(용수리, 평라리, 학봉리, 영동 사부리, 보은 적암리 등)에서 주로 확인되는 특징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겠다.


“장군”은 어떤 것을 담느냐에 따라 똥장군이 되기도 하고, 왕실에서 사용하는 의례용기가 되기도 하는 재미있는 기물이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미술문화재연구실 박지영 학예연구사 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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