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있는 시.글

이보게 친구(서산대사 글)

숙암(宿岩) 2016. 6. 21. 16:54



          이보게~친구!                                

                               (서산대사)

살아 있는 게 무언가?

숨 한번 들여 마시고

마신 숨 다시 뱉어 내고


가졌다 버렸다 버렸다 가졌다.


그게 바로 살아 있다는 증표 아니던가?

그러다 어느 한 순간들여 마신 숨 내뱉지 못하면

그게 바로 죽는 것이지


어느 누가

그값을 내라고도 하지 않는 공기 한 모금도

가졌던 것 버릴 줄 모르면

그게 곧 저승 가는 것인 줄 뻔히 알면서

어찌 그렇게 이것도 내 것

저것도 내것 모두 다 내 것인 양움켜 쥐려고만 하시는가?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 저승길 가는 데는

티끌 하나도 못 가지고 가는 법이리니

쓸 만큼 쓰고 남은 것은 버릴 줄도 아시게나


자네가 움켜쥔게 웬만큼 되거들랑

자네보다 더 아쉬운 사람에게

자네 것 좀 나눠주고

그들의 마음 밭에 자네 추억 씨앗 뿌려

사람 사람 마음속에 향기로운 꽃 피우면

천국이 따로 없네

극락이 따로 없다네


생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일어 남이요

죽음아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스러짐이라

뜬 구름 자체가 본래 실체가 없는 것이니

나고 죽고 오고 감이 역시 그와 같다네.


천가지 계획과 만 가지 생각이

불타는 화로 위의 한 점 눈이로다


논갈이 소가 물위로 걸어가니

대지와 허공이 갈라 지는구나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오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공감있는 시.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버드 대학  (0) 2016.06.29
사무실 컴 정리......  (0) 2016.06.21
존경받을 만한 사람이 되자  (0) 2016.06.21
"서울대 합격생 공모 수기"  (0) 2016.06.01
시간의 특성  (0) 2016.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