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지를 모으고 있는데 얼른보아 염소다. 깊이 들어가니 산양이다./ 양띠로 맞추었다.
우리가 보통 젊은층에서 양 하면 털이 복실복실하게 나고 눈이 동그랗고 평지에서 모여사는 그런 양을 생각을 하는데요.
양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 2015.02.19 인터뷰 옮긴글)
조금 전에 말씀드린 면양 계통하고 두 번째는 뿔이 달리고 수염이 달린 산양계통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면양은 한반도의 풍토에 맞지 않아서 옛날부터 살지를 못했습니다.
대신에 뿔 달린 산양, 염소들은 한반도에 살 수가 있었던 거죠. 그래서 옛날에 유물과 문화재를 보면
면양보다는 산양 계통들이 많이 표현되어 있고 그래서 얼마 전까지 만 해도 양띠라기보다 염소띠라고 표현을
많이 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漢字, 세상을 말하다] 羊<양>
을미(乙未)년 양(羊)띠 해 설 연휴의 마지막 날이다.
예로부터 양(羊)은 가축 중에서도 길(吉)한 동물로 통했다.
순했고, 따뜻한 옷을 만들 수 있게 해 줬고, 영양 보충을 위한 고기(肉)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기에 ‘羊’을 부수로 한 한자는 대부분 긍정적 의미를 갖고 있다.
대표적인 한자가 ‘美(미)’다. 한자 자전
아름답다는 뜻의 ‘美’가 원래는 ‘달콤하다(甘)’는 의미에서 시작됐음을 알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羊’은 음식(膳)이기도 하다. 달콤한 고기인 ‘羊’에 ‘大(대)’를 붙였으니 좋고,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義(의)’는 ‘羊’과 ‘我(아)’가 합쳐진 글자다. 고대의 글자 ‘我’는 무기였다. 전쟁터의 기치(旗幟)이기도 했다.
‘羊’은 희생(犧牲)으로 바치는 동물 중 하나다. ‘기치와 무기를 들고 희생의 제단으로 양을 몰고 가는 형상’이 바로 ‘義’다.
이 글자를 ‘옳음’ ‘공정’ ‘정의’ 등으로 확산시킨 사람이 바로 맹자(孟子)였다.
‘祥(상)’은 말 그대로 ‘羊’이 보여지는 것이다. 길조(吉兆)다. 상서로울 ‘瑞(서)’와 붙여 ‘상서(祥瑞)’라고 쓰면 그 뜻이 분명해진다.
‘길상(吉祥)’이라고도 했다. ‘善(선)’에도 ‘羊’이 있다.
순하고 착한 성질이 말과 행동으로 드러나는 것이 ‘善’ 아니던가. 그래서 ‘羊’ 아래에 ‘口(구)’를 썼다.
흔히 ‘무리’를 뜻하는 ‘群(군)’은 ‘君(군)’과 ‘羊’의 결합이다. 이는 무질서한 무리가 아니다.
고대 ‘君’은 일을 주관하는 사람이었다. 목동이 양을 통제하면서 이끌듯 ‘君’이 여러 사람을 이끌어 가는 게 바로 ‘群’이다.
‘群’은 원시시대 이동 생활을 영위하는 데 가장 기본적인 공동체였다.
‘鮮(선)’은 ‘魚(어)’와 ‘羊’을 묶어 만들었다. 고대 귀족들의 주방에 항상 준비돼 있는 음식이 생선과 양고기였다.
당연히 싱싱해야 하고, 윤기가 흘러야 한다.
중국 방언집인
만들어(鮮) 먹는 것을 표시했다”고 적고 있다.
이제 또 다른 한 해의 시작이다. ‘吉祥如意(길상여의)’, 모든 일이 뜻한 대로 이뤄져 순조롭게 풀려나가길 바랄 뿐이다.
[중앙일보] 입력 2015.02.23 한우덕 기자 옮긴글